
성장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레브잇은 '양손잡이 조직'이라는 구조 아래, 한 쪽에서는 이미 검증된 비즈니스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키고, 다른 한 쪽에서는 아직 정답이 없는 문제를 실험하며 다음 성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인터뷰는 그 중에서도 올웨이즈를 성장시키는 오른손잡이 조직이 어떤 문제를 다루고 있는지 묻는 것으로 시작하여 레브잇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레브잇은 현재 ‘양손잡이 조직’구조로 나아가고 있는데요, 그중 ‘오른손잡이 조직’은 어떤 문제를 책임지고 있나요?
오른손잡이 조직은 올웨이즈를 통해 발견형에서 출발하는 커머스 경험을 완전하게 만들고자 합니다.
단순히 돈을 버는 것에 집중하는 건 아니에요. 오른손잡이 조직이 맡고 있는 핵심 과제는 지금의 성과가 장기적으로도 지속 가능한 구조가 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객이 실제로 가치를 느끼는 경험이 무엇인지, 그 경험이 반복 가능한지에 계속 집착하고 있어요.
오른손잡이 조직에서 다루는 ‘발견형 쇼핑’부터 간단히 정의해볼까요?
발견형 쇼핑은 꼭 검색을 하지 않아도, 브라우징/피드 형태의 리스트에서 상품을 접하면서 “이거 괜찮네” 하고 구매로 이어지는 쇼핑을 말해요. 올팜도 그렇지만, 유튜브 쇼핑/틱톡 같은 형태도 넓게 보면 발견형 쇼핑이라고 볼 수 있죠. 핵심은 “내가 이걸 사야겠다” 하고 들어오는 게 아니라, “뭐 있나 한번 볼까” 했다가 예쁘다/편해 보인다/맛있겠다 같은 감정으로 구매가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왜 ‘발견형 쇼핑’에 집중하나요?
목적형 쇼핑으로도 확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출발점으로 발견형 쇼핑을 잡은 이유는 시장의 틈이 거기에 있다고 봤기 때문이에요. 여타 커머스는 목적형 쇼핑이 강한데 발견형에 적합한 상품들이 검색형 구조에서는 기를 펴기 어려운 경우가 많거든요. 예를 들어 어묵 셀러라면, 네이버나 쿠팡에서 “어묵”을 검색해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많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근데 올웨이즈에서 피드를 내리다가 “어묵 40개 9,900원” 같은 걸 만나면,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그래서 셀러에게도, 고객에게도 ‘신선한 새로운 가치’를 주기 쉬운 영역이 디스커버리 커머스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올웨이즈에서는 검색을 통한 구매 비중이 매우 낮아요. 발견형 구매의 비중이 70~80% 정도 입니다.
발견형 구매가 돌아가게 하는 ‘오른손잡이 조직’의 플라이휠을 고객 여정 관점에서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고객 여정으로 보면, 올웨이즈가 성장한 방식은 이렇습니다.
혜택에서 시작
“올팜이라는게 있는데, 작물 키우면 무료로 집에 보내준대” 같은 혜택 개념으로 먼저 스며듭니다.
혜택을 통해 설치/유입 → 게임 요소/재미로 몰입
“빨리 키우고 싶은데 물이 떨어졌네, 비료가 떨어졌네” 하면서 미션을 하게 돼요.
미션 수행 중 커머스 미션을 만나서 상품을 구경
그때 피드에 다양한 발견형 상품이 깔려있죠. 지금 당장 내가 구매해야하는 목적이 있는 상품은 아니지만, 보여졌을 때 충분히 설득력과 매력이 있는 상품들이요.
구매 후 경험까지 만족하면 → 커머스 리텐션
유저는 생각보다 품질 괜찮고 가성비 있네. 다음에도 여기서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재미 영역에는 광고 미션도 있음
커머스 상품 보는 미션뿐 아니라, 영상 광고/라이브 보고 오는 미션이 있고요. 광고 매출도 혜택에 재투자할 수 있는 재원이 돼요.
커머스/광고 매출로 다시 혜택에 재투자.
이렇게 혜택과 재미, 커머스를 계속 도는 플라이휠을 그리고 있어요.
그리고 이 플라이휠은 왼손잡이 조직과도 연결될 수 있는데요, 오른손잡이 조직은 지금 올팜 같은 트래픽 엔진을 최대한 활용해 커머스를 성장시키고, 그 과정에서 수요를 만들면서 좋은 가격·좋은 배송·좋은 품질의 상품을 더 많이 확보하는 쪽으로 커머스 모듈을 갈고닦고 있어요. 이렇게 축적된 ‘좋은 상품의 인프라’는 장기적으로 AI 쇼핑 비서가 추천할 수 있는 신뢰 가능한 선택지가 됩니다.
반대로 AI 쇼핑 비서가 커지면 “사람들이 실제로 무엇을 가장 자주 찾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쌓이고, 그건 우리만이 알 수 있는 정보가 됩니다.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오른손잡이 조직이 특정 상품군을 더 싸게, 더 좋은 컨디션으로 만들기 위해 셀러와 협상하고 개선해나가면, 두 조직이 한 구매 경험 안에서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예전엔 DAU/매출 같은 아웃풋 지표에 집중했어요. 관점을 바꿔 인풋 지표에 집중하자고 선언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작년 한 해만 봐도 우리가 목표를 아웃풋 매트릭으로 잡았어요. OKR 시트 열면 DAU, GMV 얘기밖에 없었고, 그게 스쿼드 목표로 내려갔죠. 근데 실제로 스쿼드 PO/구성원들과 일해보니까, 예를 들어 올팜 PO가 DAU를 목표로 받으면 DAU는 변수도 너무 많은 결과물인데 그 부담을 한 사람이 짊어지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고객 경험에 집착해야 하는데, DAU를 빨리 올려줄 단기 기작에 집중하는 부작용이 생깁니다. 광고도 마찬가지였어요. 매출을 목표로 잡으면, 앱 스플래시도 팔고 바텀 시트로 광고 노출하고 “일단 돈 벌어와야 돼요”가 되는데, 그게 결국 고객 경험의 체력을 깎아먹는다고 느꼈습니다.
더불어 크게 성장한 조직의 대표분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이런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아웃풋 매트릭 얘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
인풋, 즉 고객 경험에 대한 얘기만 계속한다.
구성원은 고객 경험에 집착하게 만들고, 그 집착이 아웃풋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책임은 리더가 진다.
그때 완전히 한 대 맞은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1분기에 무조건 바꿔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때부터 고객 경험에 더 가깝게 목표를 설정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고객 경험을 지키기 위해 지금 중요하게 보는 지표/판단 기준이 있나요?
팀마다 다르지만 큰 축으로 보면,
혜택: 하루에 1인당 제공하는 혜택 양을 정량화할 수 있어요.
매출 파이프라인을 올려 혜택에 재투자해서 내년 말에는 따라올 수 없는 혜택 수준으로 올리자는 목표가 있어요.
재미: 도전적인 과제예요.
최근 게임사 분들을 만나보니, 고객 세그먼트를 아주 잘게 나누고 주요 퍼널 지표를 다 띄워놓고 모니터링하더라고요.재방문/체류 시간 같은 지표를 세그별로 보고, 이벤트에 따라 어떤 세그가 영향을 받는지 추적하는 방식이요. 올팜에도 필요하다고 봐요. “수확 직전 탈진인지, 수확 직후 퀄리티 이슈로 이탈인지” 같은 걸 트래킹해야 하니까요.
커머스: 솔직히 커머스 체력이 약했다보니 뭘 해도 개선이 나오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핵심 고객 세그를 정하고, 그들이 자주 찾는 필요한 상품풀이 뭔지 뾰족하게 정의하고, 인터넷 최저가보다 100원이라도 싸게 좋은 컨디션으로 데려오는 것부터 시작하고 있어요.
또 구매 후 경험도 중요하니까 셀러 페널티/CS/배송·품질 문제 대응 등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고객 경험 개선으로 비즈니스에 긍정적 변화가 생겼던 사례가 있을까요?
25년 3~4분기 올팜 스쿼드에서 만든 변화가 생각나는데요, 올팜은 만든 지 오래됐는데, 25년 2분기까지는 방치된 측면이 있었고, VOC도 많이 들어오지 않아서 DAU 대비 VOC 이 정도면 양반 아닌가 같은 나이브한 생각도 있었어요. 근데 담당 PO가 퇴사하면서 저와, 새로 올팜을 담당하시게 된 PO분과 고객 인터뷰를 돌려봤더니 온도가 장난이 아니었어요. 전화하면 10명 중 8~9명이 다 장애를 겪고 있었고 답변은 “원래 항상 그래요”였죠. 퍼널상으로는 0.5%만 발생해야 할 문제 같은데, 실제 체감은 훨씬 큰 거예요. 그래서 ‘건의함’ 기능을 만들고, 데일리 슬랙봇으로 매일 확인하면서 불편을 하나씩 줄여갔어요. 당시 리더십에서도 DAU 떨어지는데 획기적인 기획 필요하지 않냐는 얘기가 있었지만, 유저가 이탈하는 이유는 부정적인 경험 때문이고, 그걸 고치면 좋아진다고 판단했어요. 결국 이게 리텐션 개선으로 이어졌고 지금은 DAU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즉 고객 경험과 지표는 분리된 게 아니라는 거죠.
다만 체질 개선은 필요해요. 아직도 “가격이 제일 저렴한 걸 보여주자(고객 경험)” 같은 얘기에도 “그래도 수수료율 고려해서 노출해야 하는 거 아니냐” 같은 레거시 사고가 남아있거든요.
구성원들이 보수적 콜을 내는 이유는 “영업이익 같은 현실 목표가 무너질까 봐” 두려움이 있기 때문인데, 저는 “고객 경험에 집착해도 지켜야 하는 지표는 문제 없고 오히려 좋아진다”를 몇 번 성공 경험으로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1분기에 고객 경험에 집착했지만 영업이익 안 무너졌어, 심지어 거래액/DAU 올랐어” 같은 게 쌓이면, 고객 경험 집착이 컨센서스가 될 거라고 봐요.
외부에서는 여전히 ‘초저가/공동구매’ 같은 키워드로 기억하기도 합니다. 지금 올웨이즈는 뭐가 중요하고 어디로 가고 있나요?
심플하게 말하면, 올웨이즈가 가져가려는 엣지는 가격이 맞습니다. 그런데 과거에는 “초저가”를 외치면서 품질/구매 후 경험/컨비니언스를 너무 등한시했어요. 고객 입장에서는 조금 싸다고 하더라도 배송이 3일인지 3주가 걸리는지 모르고, 임의 취소/품질 이슈가 많으면 못 쓰죠. 특히 핵심 타겟이 주부님이고 신선식품이 잘 팔리는 구조라면 더더욱요.
경쟁 구도로 보면 쿠팡은 컨비니언스를, 네이버는 셀렉션을 잡고 있고, 우리는 여전히 가격 엣지가 필요해요. 다만 고객 눈높이가 높아져서, 컨비니언스의 하방이 올라갔고 우리도 최소 하방은 넘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가격을 가능하게 하는 방식으로는, 브랜드 상품의 경우 폐쇄몰 특성을 활용해 지도가(최저가 제한)를 우회할 수 있다고 봐요. 보통 커머스들은 네이버 검색 연동 트래픽을 얻는 대신 폐쇄몰을 포기하지만, 우리는 “트래픽은 마케팅/바이럴로 해결하되 폐쇄몰 아이덴티티는 유지하자. 왜? 100원이라도 싸야 하니까”라는 결심이 있어요.
신선은 제3자 셀러에게만 맡기기 어려울 수 있고 고객이 만족할 퀄리티와 가격을 만들려면 우리가 더 깊게 개입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MD 조직을 보강 중이고, 인원도 늘고 인재 밀도도 높아졌습니다.
여타 커머스 대비 우리의 강점은 뭐라고 보세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정말 발 디딜 틈 없는 커머스 레드오션에서 우리가 이빨이라도 끼워 넣을 수 있는 엣지는 발견형 구매에서 출발한다는 점입니다. 이건 다른 커머스에선 구현이 어렵고, UX도 그렇게 잡혀 있지 않아요.
특히 네이버/쿠팡은 검색 중심이라, 우리는 검색 없이도 노출시킬 수 있는 상품의 자유도가 정말 높아요. 예를 들면 오소리감투 같은 걸 누가 네이버에서 검색하겠어요. 근데 우리 피드에 뜨면 저렴하네, 먹어볼까가 됩니다. 활멍게 사례도 있었어요. DAU가 10만 정도였던 시절에, 어떤 셀러가 폰카메라로 찍은 상세페이지를 올렸는데 가격/품질이 좋아 별점이 붙고 노출이 올라가서 탑을 먹었고, 하루에 수천 단위로 나갔어요. 저희도 이게 왜이렇게 많이 팔리는지 신기해서 찾아보니 가락수산시장 물동량의 절반을 그 셀러가 올웨이즈에서 팔고 있더라고요. 네이버/쿠팡에선 그걸 어떻게 띄우죠? 검색 쿼리가 없으면 보여줄 방법이 없는데 노출의 자유도가 있다는게 저희의 엣지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병목은 노출이 아니라 ‘어떤 상품이 좋은 상품인지 알아내는 것’이에요. 그걸 위해 MD 파워, 데이터 파워가 필요하고, AI/LLM을 활용한 리뷰 분석, 외부 최저가 비교 같은 기능들도 들어갈 수 있다고 봅니다.
올팜이 잘되면서 정말 수많은 플랫폼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을 시도했었는데,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곳은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저희는 처음부터 디스커버리형 커머스로 설계되어 있어서 혜택-재미-커머스로 연결되는 플라이휠이 더 잘 작동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렇게 구매한 유저분들이 좋은 경험을 하시고 목적형 구매도 하고 싶어져서 검색이 늘어나는데, 지금은 그분들에게 만족스러운 검색 결과를 아직 못 주고 있어요. 그래서 많이 찾는 상품을 들여오고, 검색 결과에 잘 노출되게 하는 개선이 필요하고요. 다만 그쪽은 거의 백지라, 하는 만큼 임팩트가 크게 나는 구간입니다.
여기에 더해, 왼손잡이 조직의 AI 에이전트가 성숙해질수록 우리의 경쟁력은 더 강화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AI 에이전트는 본질적으로 고객 신뢰가 병목인 서비스예요. 할루시네이션에 대한 불안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특정 플랫폼의 편을 드는 순간 추천의 신뢰도가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웨이즈는 우리가 직접 컨트롤할 수 있는 커머스 축이고, 가격·품질·배송·QC 같은 요소를 의도적으로 갈고닦을 수 있는 인프라이기도 해요. AI 에이전트가 잘 작동하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실제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상품을 가장 많이 찾는지에 대한 수요 데이터가 쌓이게 됩니다. 그러면 오른손잡이 조직은 그 신호를 바탕으로 “지금 시장에 있는 상품이 정말 베스트 컨디션인가”, “가격을 100원이라도 더 낮출 수는 없는가”, “배송이나 품질을 더 개선할 여지는 없는가” 같은 문제를 더 집요하게 풀 수 있게 됩니다.
결국 왼손잡이 조직은 수요와 의도를 더 정확하게 읽어주고, 오른손잡이 조직은 실제 상품의 가격·품질·배송 경쟁력으로 구현해내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런 순환을 통해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커머스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 300억씩 적자를 내다 25년 연간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그 시기들을 어떻게 겪어내고 여기까지 왔나요?
적자에서 흑자로 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투자를 받았지만 재화를 현명하게 쓰는 방법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비효율적으로 쓰인 재화도 많았고요. 24년 말에 재화를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 흑자로 전환해야 한다는 모드 체인지가 일어나면서, 정말 빠르게 흑자를 달성했어요.
물론 비용 절감 과정에서 고객 경험이 안 좋아진 부분도 있었지만, 사후적으로 다시 고객 경험을 복원하면서 메이크업했고요. 이후 25년 1월부터 작년 한 해 내내 매달 흑자를 냈고, 단순 비용 절감만이 아니라 지금은 트래픽과 GMV가 우상향하는 상황까지 만들었죠. 의사결정 후에 실현해냈다는 점에서 하나의 성공 경험이자 저력이자 위닝 멘탈리티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좋은 계기인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큰 변화를 빠르게 만들어내는 것은 우리 구성원들이 아니면 또 못 하는 부분이 아니었을까 싶고, 반드시 해낸다는 구성원들의 마음이 있었기에 어떻게든 달성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자부심을 느낍니다.
조직적으로도 큰 변화들이 있었잖아요. PS 단일직군, 주 6일제, 직군 분화 등.. 지금은 어떤가요?
예전엔 PS 온리 소수 정예로 모든 걸 처리하려 했어요. 그런데 올팜처럼 이제 꽤 성숙해진 프로덕트는 운영 역량(숫자/운영/핸들링)이 중요한데, 제로투원 중심의 PS와 색깔이 다르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성숙한 제품을 핸들링할 사람이 부족했고, 기술부채도 쌓였어요.
전문성이 모든 걸 해결해줄 거라는 반은 참이고 반은 환상인 믿음을 가지고 직군을 나눴는데, 완전히 반대 급부로 되게 세게 튀었던 것 같아요. 채용 실패도 꽤 있었어요. 직무 전문성뿐 아니라 컬처핏, ‘정말 필요한 인재인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죠.
지금은 정반합으로,
왼손잡이 조직(제로투원/AI 쇼핑 비서 등)은 PS 조직으로
오른손잡이 조직(성숙한 기존 비즈니스)은 직군 분화로
균형을 잡았어요. 다만 현재는 AI가 워낙 잘 되어 있다 보니 너무 좁은 도메인에만 갇히기보다는 도메인 레인지를 넓히는 흐름도 있고, 그걸 장려하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계속 그런 식의 인재상들이 만들어질 거라서 커리어적으로도 그게 구성원들에게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큰 결정을 했다가 “내 결정이 잘못되었다”하고 인정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적어도 우리가 지금 논하는 기업이나 모시려고 인재 분들, 그리고 이미 팀에 모셔 놓은 훌륭한 구성원분들은 애초에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 조직은 거들떠도 안 볼 거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동안을 돌아보면 베스트 의사결정이 아니었던 경험은 정말 많아요. 그런데 원복하거나 더 좋은 방향으로 트는 게 가능했던 순간은 대부분 구성원의 인풋이 있었어요. 스스로도 고민을 많이하고 요즘은 AI 에이전트랑도 대화 많이 하지만(웃음), 사람이 주는 인사이트는 또 달라요. 유사한 경험을 했던 분이든 아니면 특수한 어떤 도메인 지식이든 뭐가 됐든 간에 우리 레브잇이라는 조직의 성공에 얼라인 되어있는 동료가 주는 인풋들이 굉장히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조직을 그렇게 세팅해 놓는 것이에요. 좋은 분들을 모셔두고, 그 분들이 “현직 님 이건 똥볼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고, 제가 “미안, 다시 할게” 할 수 있어야 해요.
똥볼을 안 찰 자신은 없어요. 무조건 차요. 근데 빨리 바로잡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괜찮습니다.
레브잇이 세상에 긍정적 변화를 만든다는 것에 믿음이 있나요?
저는 진심으로 믿고 있어요. 누가 보면 하락세 한창 겪고 있는 스타트업이라, 그래서 낯부끄러울 수도 있죠. 하지만 저는 실제로 계속 그렇게 믿고, 목표로 하고 있고, 재윤님도 마찬가지에요. 그렇지 않았으면은 애초에 창업을 안 했고, 만약 그냥 소소하게 우리가 돈을 좀 벌고 싶은 거였다면 아예 다른 길을 선택할 여지도 많았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창업 초기 PS 조직 때는 그 정도의 몰입과 헌신을 원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걸 구성원들에게까지 강요하는 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긴 여정에서 고객 경험을 조금씩 개선해 나가는 과정에 각자가 기여하고, 그 과정에서 커리어도 쌓고 보상도 받고, 회사는 임팩트를 내는 상생 구조가 필요하다고 봐요.
지금 시점에서 레브잇을 다시 정의하면, 과거와 무엇이 가장 달라졌나요?
두 가지가 큰데요,
성장이 다시 시작됐다
“성장이 정체된 회사”라는 인식은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더이상 지표가 떨어지는 상태가 아니니까요.
조직 안정성이 올라갔다
예전에는 목표 얼라인/소통 방식이 너무 투박했고 정글 같았어요. 지금은 구성원과 회사의 입장이 달라도 공존할 수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고, 그걸 해줄 수 있는 중간 리더들도 생기고 HR/조직 체계도 잡혀가고 있어요.
왜 지금 레브잇에 합류해야 할까요?
하락세를 겪고 이제 올라가는 구간이라 어떻게 보면 저점 매수 같은 느낌인데요,
방향만 맞으면 DAU/거래액 같은 누가 봐도 놀라운 아웃풋으로 이어질 기회가 많습니다. 물론 네이버/쿠팡 같은 거대 플레이어가 있으니 리스크를 걱정할 수는 있죠. 다만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린 다음 비행기 조립한다는 얘기가 있듯이 스타트업에 어느 정도의 리스크가 존재하는 건 그냥 필연적인 것 같아요.
그걸 다 헷징하면서 가다가는 혁신을 만들기에는 너무 느릴 것 같고, 리스크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그러면 그 리스크를 잘 알고 있는 분들이 합류를 해서 방법들을 같이 마련해 가는 게 중요합니다. 적어도 지금 세상이 우리한테 그걸 만들어주길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과 그걸 같이 만들고 싶은 분들에게는 기회도 많고 자유도도 높은 플레이그라운드라고 생각합니다.


